환경부는 지난 22일 지경부가 확정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대해 “사전협의 없이 통과된 전력수급계획은 인정할 수 없다”고 25일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구속력이 없는 지경부의 자체 행정계획이므로 개별 발전설비에 대해 전략환경평가 수준의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할 것”이라며 “전력수급계획상의 발전설비에 대해서는 부동의도 불사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환경영향평가 절차가 끝나기 전에는 발전설비의 추가 건설이 불가능한 현행법에 따라 평가를 엄격히 하겠다는 것이다.
환경부가 이례적으로 다른 부처의 행정계획을 전면 부정하고 나선 것은
국제사회에 2020년까지 약속한 온실가스 배출량 30% 감축 목표를 지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대로라면 온실가스 26.7%를 감축해야 하는 발전부문에서 오히려 배출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석탄·액화천연가스(LNG)를 이용한 화력발전을 줄여가겠다는 당초 정부 구상과도 엇간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이런 입장을 담은
공문을 지난 21일 지경부에 보냈지만 지경부는 다음날인 22일 전력정책심의회를 열어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과시켰다. 심의위원 중 한 명인 환경부 기후대기정책관은 심의에 불참했다.
환경부는 공문에서 ‘국민여론을 수렴해 향후 20년간의
전원믹스를 원점에서 재설정’한다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을 언급하면서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시점에 기본계획을 확정하면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고 공약 이행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원믹스는 전체 전력생산에서 화석연료·원자력·신재생에너지 등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환경부는 이번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된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 7·8호기의 연료변경 신청에 대해 협의를 거부하고 나섰다. 또 2015년부터 도입되는 배출권거래제에 발전시설을 고려하지 않음으로써 발전회사들이 배출권 부족분을 유상으로 구입하도록 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환경부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 내내 국토해양부나 지경부의 성장·건설 논리에 밀리다 임기말에 제
목소리를 높이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5-05-12 16:4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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