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 + 미니밴’ 승차·수납 공간 넉넉… 고속 주행에도 힘 넘치고 소음 적어

그러나 서로 다른 차종의 장점을 대충 얼버무려 놓을 경우 어느 것 하나 내세울 것이 없는 아류 변종이 태어나기 십상이다. 반대로 차종의 특장을 잘 조합한 모델은 새로운 자동차 시장을 여는 선도자 역할을 하기도 한다.

기아자동차가 세단과 미니밴을 합쳐 놓은 새로운 모델 ‘올 뉴 카렌스’를 내놓고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섰다.

지난 4월 26∼29일 올 뉴 카렌스를 시승했다.

기아차가 패밀리룩의 핵심 요소로 내세우는 호랑이코 라디에이터 그릴을 넣은 전면부와 쭉 빠진 측면부에서는 미니밴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기존 모델에 비해 차체가 낮아져 한층 날렵해졌고, 치마를 입은 여성들이 오르내리기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높이도 적당했다. 지난 3월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레드닷 디자인상’을 수상할 만큼 디자인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듯하다.

실내는 바깥에서 보는 것과 달리 몸집이 큰 성인 4명이 1열과 2열에 탑승했지만 공간이 넉넉했다. 2열 좌석 바닥에는 신발 서너 켤레를 넣을 수 있는 숨은 적재 공간이 있고, 1열에도 수납공간이 있어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승한 차량은 최대 출력 140마력, 최대 토크 33.0㎏·m의 성능을 발휘하는 디젤 모델이다. 앞으로 튕겨 나가는 듯한 순간 가속력은 느낄 수 없었지만 시속 100㎞ 이상 고속에서도 힘이 부족하진 않았다. 디젤 엔진의 단점으로 지적돼 온 소음도 진동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기존 모델의 4단 자동변속기(수동은 5단)가 6단으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부드러운 변속감은 정숙성을 더해 주었다. 차체자세제어장치(VDC)와 속도에 따라 운전대의 감각을 조절해 주는 속도감응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MDPS)은 날카로운 코너에서 차체 흔들림을 잡아 주었다. 30대와 젊은 부부를 위한 출퇴근과 레저용으로 손색이 없는 다목적 차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