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해법, 이웃 배려하는 공동체문화가 필요해

지난 13일 오후 5시 47분께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의 한 주택에서 집주인 A(72)씨가 평소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빚어 오던 세입자 B(51)씨와 말다툼 끝에 흉기를 휘두르고 불을 질러 B씨의 딸(25)과 남자친구(24)가 숨지는 참극이 벌어졌다.

이에 앞선 지난 2월에는 서울시 면목동의 한 아파트에서 C(45)씨가 층간소음 문제로 윗집의 30대 형제와 다투다 이들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같은 달 인천시 계양구 병방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층간소음 문제로 서로 폭력을 휘두른 위·아래층 주민 D(55)씨 등 4명이 경찰에 입건되는 등 올해 들어서만 인천을 비롯한 전국에서 층간소음에 의한 주민들 간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14일 한국환경공단 산하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 집계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인천·경기·서울 등 수도권 일대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모두 1만676건에 달하는 신고가 접수됐으며 심각한 분쟁으로 이어져 센터에서 중재에 나선 경우도 2천503건에 달했다.

이처럼 층간소음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인천시는 층간소음 해결을 위한 이웃 간의 소통의 장을 만들자는 취지로 지난달부터 공동주택 내 층간소음 관리위원회 구성 등 분쟁 예방활동에 나섰다. 하지만 공동주택관리규약을 개정해야 하는 절차 탓에 위원회 구성이 지지부진한데다, 아파트가 아닌 다가구주택은 관련법 때문에 이 같은 위원회를 구성조차 할 수 없어 아직까지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방음효과 증대를 위해 건물을 신축할 때 층 사이 슬래브 두께를 강화하는 등 기술적 개선도 시급하지만 무엇보다 서로를 배려하는 공동체 문화 조성의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