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판교원마을 3단지 주민 801명은 14일 성남시의회에 방음터널 설치를 요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주민들은 2009년 10월 입주 이후 아파트단지 옆 국지도 57호선에서 발생하는 자동차 소음으로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여름철 창문을 열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음량을 높여야 TV도 시청할 수 있다.
인근에 송유관공사에 있어 대형 유조차 통행이 잦은 길목인데다 뻥 뚫린 신호체계로 폭주 차량까지 등장해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소음피해 규모를 전체 486가구 1천750여명 가운데 80% 정도인 300여가구 1천여가구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청력 감퇴로 난청 진단을 받은 50대 중반 부부의 검진기록까지 제시했다.
도로변 20층대에 거주하는 김모씨 부부는 2010년 5월 검사 때 정상이던 청력이 1년 뒤인 2011년 6월 나란히 '고주파 청력 장애' 판정을 받았다.
판교신도시 사업시행자 LH가 2011년 7월 22일 사후 환경영향평가로 소음도를 측정한 결과 등가소음(5분간 평균치)이 주간 66.1∼66.4㏈, 야간 64.5∼65.0㏈로 기준치(주간 65㏈, 야간 55㏈)를 넘어섰다.
순간 소음은 최고 75㏈까지 나왔다.
폭 40ｍ의 완충녹지와 6∼7 높이 방음벽이 도로와 아파트 사이에 있지만 왕복 6차로 광역도로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30∼35층 고층 아파트로 고스란히 전달됐다.
2004년 8월 사전 환경영향평가의 예측치(기준치 이하 49.6∼61.1㏈)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2008∼2009년 입주예정자들이 도로 지하화를 10여 차례 요구했으나 모두 무시됐다.
입주 이후 소음도가 기준치를 넘자 그제야 과속방지용 카메라와 도로포장으로 임시방편식으로 보완했다.
그래도 소음치가 감소하지 않자 시와 LH는 판교개발 초과 이득금을 투입해 방음시설을 설치하는 문제를 협의했다.
그러나 소음방지대책 협의는 판교지구 사업비 정산 및 개발이익 추정용역이 중지되면서 중단됐다.
우선 방음시설을 설치하고 나중에 공사비를 정산하는 방안이 제시됐으나 성남시와 LH가 초과 이득금 미발생 때 공사비 보전을 서로 떠넘겨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성남시와 LH는 편도 3차로 방음터널이나 방음벽 증설을 검토 중이나 주민들은 왕복 6차로를 덮는 방음터널(에코터널)을 요구하고 있다.
방음벽은 100억원, 3차로 방음터널은 200억원, 6차로 방음터널은 350억∼5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김종환 판교원마을3단지 대표회의 회장은 "방음벽 증설이나 반쪽 방음터널로는 소음 피해를 해결할 수 없다"며 "배수펌프장이나 차고지 건설에 판교 개발이익금을 우선 집행 사례가 있는 만큼 시와 LH가 주민의 고통을 더는 외면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6월부터 시청 앞에서 매주 한 차례 소음대책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판교신도시의 부실한 소음대책은 여러 번 도마에 올랐다.
분당구 운동중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운중교 일대 1.84㎞ 구간에서는 인접한 아파트(2개동 109가구) 소음 피해를 해결하고자 1천63억9천만원을 들여 멀쩡한 고속도로를 옮기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기사최종편집일: 2025-05-07 16: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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