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남구, 층간소음·주차 다툼 등 ‘마을분쟁해결센터’ 첫 개설 “

광주시와 광주지방법원은 13일 “이웃 사이에 발생하는 분쟁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마을분쟁해결센터’를 남구 마을공동체협력센터에 열었다”고 밝혔다. 지자체와 법원이 손을 맞잡고 주민 사이에 일어나는 갈등 해결을 돕는 센터를 출범시킨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광주지법 현직 판사가 운영위원장으로 참여하고 있는 분쟁해결센터는 이웃 간 작은 문제가 소송 등으로 번져 관계 회복이 어려워질 정도로 갈등이 깊어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층간소음이나 악취, 주차, 쓰레기투기 등 소소하지만 주민들 사이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자율적인 해결 수단이 마련되도록 지원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3월 발표한 한국의 갈등관리지수는 조사 대상 34개국 중 27위에 이를 정도다. 작은 다툼이 폭언이나 싸움으로 번지면서 사법기관을 찾는 경우도 허다하다.

변호사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법무사 등 25명의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분쟁해결센터의 ‘조정인(화해권고인)’은 주민들이 사법기관을 찾는 대신 화해를 통해 스스로 조정안을 만들도록 도와준다. 분쟁조정실은 주민들이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카페 형태로 만들어졌다.

법원의 ‘조정제도’와 유사한 것 같지만 해결 방식을 찾는 데 강제성이 없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법원의 ‘조정’은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은 뒤 법원이 조정안을 제시하게 되지만 분쟁해결센터는 제3자가 아닌 당사자들이 직접 ‘조정안’을 마련하도록 중재만 한다. 화해를 통해 마련된 조정안의 실제 이행률이 법원 판결보다 훨씬 높다는 점에 주목한 결과다.

김동욱 광주마을분쟁해결센터 운영위원장(광주지법 공보판사)은 “작은 갈등이 커지면 30만원을 받아내기 위해 소송비용으로 300만원을 쓰는 일도 일어나게 된다”면서 “당사자들이 화해를 통해 원하는 답을 찾도록 도와줘 갈등이 법원으로 오기 전에 마을에서 해결되도록 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