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바닥충격음… 제각각인 공동주택 소음 기준

신축 공동주택의 시공 후 바닥충격음 기준이 49데시벨(dB)로 정해진 가운데 생활 속 층간소음 판단 기준은 이보다 11dB 낮게 설정하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건축물 준공 단계에서는 문제가 없는 수준의 소음이 실제 생활에서는 층간소음이 될 수 있다.

환경부는 현재 주간 기준 43dB 수준인 층간소음 기준을 38∼41dB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현재 층간소음 기준이 지나치게 높게 설정돼 있어 기준 자체가 유명무실해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환경부 이웃사이센터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진행된 1271건의 층간소음 측정에서 기준 초과로 판명된 경우는 94건(7.4%)에 불과하다. 환경부는 층간소음 기준이 낮아지면 공동주택 거주자들이 소음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바닥충격음 검사는 건축물이 충격음을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므로 일상생활에 방해가 되는지 따지는 층간소음 측정과는 동일하게 비교하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층간소음은 바닥을 충격하면서 생기는 것뿐만 아니라 악기 연주 등 다른 요인도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층간소음 피해의 70%가량이 뛰거나 발걸음 등 바닥을 충격하면서 생기는 소리 때문이라는 점에서 시공 후 검사기준과 층간소음 판단 기준이 크게 벌어지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정부도 층간 소음 피해 유형을 고려해 바닥충격음 검사를 타이어를 떨어뜨리는 뱅머신에서 어린이 발소리 등 실생활 소음과 유사한 임팩트볼(고무공) 방식으로 바꾸기로 한 상태다. 결국 준공 단계에서 층간소음이 아니라고 판단한 충격음이 실제 생활에서는 층간소음으로 판정될 수 있는 것이다. 공동주택 사후확인제도가 층간소음을 줄이는데 영향을 미치지 않을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