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에 격분해 아파트 인터폰으로 윗집 주민에게 욕설을 한 경우, 이를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모욕죄로 기소된 A(64)씨와 B(41)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환송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A씨와 B씨는 2019년 7월 경기 남양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위층에 거주하는 C(35)씨에게 인터폰으로 욕설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현장에는 C씨의 아들과 지인, 지인의 딸들이 함께 있었다. 이 아파트의 인터폰은 수화기 없이 스피커를 통해 소리가 집안에 울려 퍼지는 구조다.
이들은 C씨가 손님을 데려와 시끄럽게 한다는 이유로 C씨에게 욕설 및 자녀 교육을 비하하는 발언 등을 한 혐의를 받는다.
1심 재판부는 모욕죄의 성립요건인 '공연성'이 인정된다며 A씨와 B씨에게 벌금 각 70만원씩을 선고했다. 불특정다수가 모욕적 발언 등을 인식할 수 있으며, 다수가 아닌 소수라 해도 그 발언을 퍼트릴 가능성이 있다면 '전파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봐 공연성이 인정된다.
반면 2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욕설을 들은 사람이 C씨의 아들과 손님 D씨, D씨의 자녀 2명이라 불특정, 또는 다수라고 보기 어려우며, D씨가 C씨와 친분관계이므로 이를 퍼뜨리려 할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다.
그러나 대법원은 1심과 마찬가지로 공연성이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D씨는 C씨와 교회에서 한 달에 1~2회 가량 만나는 사이이므로 비밀 보장이 잘 되는 관계로 보기 어려운 점, 실제 D씨가 가족과 지인들에게 해당 사건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진술한 점, 층간소음이 사회적 문제이므로 이와 관련된 자극적 발언 또한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사건을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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