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마지막 전기면도기 회사

"대기업 포함해 십여 개가 넘던 브랜드가 다 사라지고 우리 혼자 남았습니다"

국내 전기면도기 시장에서 외산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는 중소기업 조아스전자가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오태준 조아스전자 대표는 지난 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창립 30주년 기념회를 열고 향후 사업 전략과 제2의 도약을 향한 비전을 발표했다.

오 사장은 "과거 면도기 회사들이 대기업을 포함해 십여 개 정도 있었는데 지금은 다 없어지고 조아스전자 하나만 남았다"며 "앞으로 더 노력해 세계의 벽을 넘어 조아스도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해외 유명 브랜드가 국내 면도기 시장을 장악하던 1970년대 중반, 면도기 제조사업을 시작해 2년 만에 국산화를 이루어낸 인물이다. 그는 독자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30년 동안 면도기와 전기이발기를 만들어온 장인 중의 장인이다.

국내 전기면도기 시장 규모는 약 1천억 원으로 필립스, 브라운, 파나소닉 등 외산업체들이 진출해 있다. 선두 업체인 필립스와 브라운이 사실상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아스전자는 현재 국내 유일한 전기면도기 제조회사로 외국 대형브랜드와 경쟁하고 있다. 마치 바람 앞의 외로운 등불 같아 보이지만 30년째 꺼지지 않는 등불이다.

국내에서는 전기면도기 하면 외국 브랜드인 필립스나 브라운 같은 전기면도기를 꼽곤 한다. 그러나 조아스전자의 전기면도기는 해외에서 더 인정받고 있다.

오 사장은 조아스 전자의 성공 배경으로 ‘기초’와‘기본'에 충실이라 말한다.

오 사장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 대장간 풀무질, 건설노동자, 소작농민 등 안 해 본 일이 없을 정도로 어렵고 고달픈 성장기를 보냈다. 오 사장은 어렵게 청량공고를 졸업한 학력이 전부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 기초와 기본을 배울 수 있었다. 이 기초와 기본은 독자브랜드를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오 사장이 면도기 제조에 뛰어든 것은 1982년이다. 지금으로 부터 30년 전에 성진전자(조아스전자의 전신)를 설립하면서부터 조아스전자의 역사는 시작된 것이다.

그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는 면도기를 자체생산하는 업체가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국의 브랜드 제품을 수입해 쓰고 있었다. 당시 국내 기술 수준으로 정밀 가공이라는 까다로웠다. 그 때문에 그 누구도 시도조차 하지 못했던 시기였다. 오 사장은 "국내에서 그 누구도 시작하지 않아 선발 주자가 없었고 큰 자본이 필요하지 않아서 기술력만 확보되면 오히려 시장 진입이 빠를 것이라는 판단이 섰어요.”라고 그 당시를 회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