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파 소음, 보이지 않는 위험을 아시나요?(2)[단독]

일반적으로 초저주파수음(Infra Sound)은 16 Hz보다 낮은 주파수 음을 말하며, 인간의 가청주파수 대역인 20∼20,000 Hz를 벗어나 있어도 가끔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초저주파수음은 해변에 밀려오는 파도소리, 지진, 천둥, 회오리 바람과 같은 자연음에서도 발생하며, 지하철이나 버스안의 객차, 냉ㆍ난방 시스템, 제트기나 우주선 등 인공음에서도 발생한다. 초저주파수음은 음압레벨이 증가하면 졸림, 신경피로, 구토, 균형상실을 경험하고 더욱 높아지면 신체내 기관이 진동하여 고통의 원인이 되고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도 있다. 우리가 기차나 버스를 타고 장시간 여행을 하면 쉽게 피로함을 느끼고 졸음이 오는 이유는 이러한 초저주파수음에 계속 노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일, 덴마크, 스웨덴,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들은 이미 1990년 중반에 초저주파수 소음 측정방법 및 평가에 대한 지침서를 마련했고 일본은 30년 동안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2001년부터 전국적인 실태 조사에 착수하여 2004년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자동차분야에서 일부 연구된 적이 있지만 이제 연구의 시작단계에 있다. H.E..Gierke는 초저주파수음에 대한 생리적 영향을 연구하였는데 고막이나 중이는 초저주파수음에 민감하고 130dB을 넘으면 간지러운 느낌이 생기고 음압레벨이 높아지면 통증이 생기며 더 높아지면 고막의 파열 등 중이에 손상을 줄 수도 있다. 또한 초저주파수음은 진정 평형기관의 수용기에 영향을 미쳐 멀미를 느끼기도 한다.

국외의 경우, 영국의 한 콘서트홀에서 허트포드셔대 심리학과 연구팀이 한 실험에 따르면, 사람에게 초저주파수음(Infrasound)을 들려주면 공포, 불안, 슬픔 등과 같은 감정을 느끼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으며, 한 때 미군은 마약밀반입 등의 혐의로 기소된 남미의 한 군부 지도자를 은신처에서 끌어내기 위해 강력한 소리에너지를 방출하는 음악을 사용한 적도 있다. 이와 같이 소리는 활용하기에 따라 사람의 심리상태를 변화 시키거나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한 무기로도 사용될 수 있다.

국내의 경우, 언젠가 전남 강진의 한 농촌에서 의도하지 않았던 초저주파수음의 방사로 그 지역 농민들의 천적이었던 야생 멧돼지를 쫒아 낸 적이 있었던 일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지역은 수시로 출몰하던 야생 멧돼지로 농작물 피해가 극심했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이 마을에 나타나던 멧돼지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해당지역의 농민인 김 모씨는 “그 동안 자주 산에서 내려오는 멧돼지 때문에 밤잠을 못잤다. 이렇게 큰 스피커로 호랑이 소리를 내보니 멧돼지가 내려오는 횟수가 줄었다”라고 말했다. 소음전문가인 주거문화개선연구소의 차상곤 박사는 “저주파는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이러한 소리를 잘 활용하면 이 지역의 주민들처럼 뜻하지 않은 효과를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