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을 방해하는 시끄러운 소음은 동물과는 연관이 깊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과연 식물과는 연관이 있을까? 최근 미국 국립진화종합센터(NESCent)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식물도 수십년간 지속되는 변화를 겪어 결국 생태계 전체의 구조가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영국 생물학회지 프로시딩스 B.에 발표했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과 사이언스 데일 리가 보도했다.
연구진은 소음이 생태계 전체에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 보기 위해 천연가스 채굴 시설 밀집 지역과 가까운 멕시코 북서부의 래틀스네이크 캐니언 야생 동식물 보호지구에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일련의 실험을 했다.
연구진은 소음이 심한 지역에 5개의 실험 구역을 조성해 구역마다 포기당 꽃이 3송이씩 달린 5포기의 붉은 조화(造花)를 심어 놓았다. 이 지역에 흔한 스칼렛 길리아와 비슷한 꽃들에는 일정량의 설탕물로 채워진 작은 튜브가 들어 있어 검은뺨벌새들이 즐겨먹는 꽃꿀의 역할을 대신했다. 연구진은 이처럼 시끄러운 구역과 여기서 멀리 떨어진 조용한 곳에서 벌새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비교했다.
벌새들은 조용한 곳보다는 시끄러운 곳에서 5배나 더 왕래했고 그 결과 시끄러운 곳에서는 가짜 꽃가루가 훨씬 많이 옮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식물에게는 좋은 일이다.
반면 소나무는 소음에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피년 소나무(pinus edulis)가 살고 있는 시끄러운 곳과 조용한 곳을 각각 6곳씩 골라 매일 20개의 솔방울을 떨어뜨리고 움직이는 물체가 포착되면 작동하는 카메라로 어떤 동물이 솔방울을 가져가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쥐, 얼룩다람쥐, 다람쥐, 새 토끼 등이 솔방울을 먹으러 나타났다. 그런데 이 중 쥐는 먹이를 먹을 때 시끄러운 장소를 선호했고 미국 어치는 조용한 곳을 선호했다.
에코피아뉴스 / 김현주 기자
기사최종편집일: 2025-01-09 15: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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