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는 소음이 아니다"...조례 개정 추진

일본 도쿄(東京)도가 소음방지 등에 관한 규정을 담은 ‘환경확보조례’와 관련, 현재 규제 대상으로 돼 있는 ‘아이들의 소리’를 대상에서 제외하기 위한 조례 개정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도쿄신문이 30일 보도했다.

현재의 도쿄도 환경확보조례는 ‘누구도 규제기준을 초과하는 소음을 발생시켜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보육시설 등에서 나는 아이들의 소리도 규제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아이들의 소리때문에 시끄러워 못살겠다’는 주민들이 보육시설 건설 반대 시위에 나서는 사례가 늘어나는 등 아이들의 소리를 소음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심한 경우에는 아이들의 소음이 나지 않게 해달라는 등의 소송이 제기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2012년 도쿄도 네리마(練馬)구에서는 사립 보육시설 주변의 주민이 ‘평온한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받았다’면서 소음 발생 중지와 위자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있다.

이로 인해 도쿄와 사이타마(埼玉)지역에서는 주민들의 반대로 보육시설을 세우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고, 일부 보육원은 거액의 돈을 들여 방음벽을 설치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이처럼 보육시설과 관련된 아이들의 소리를 둘러싼 소음문제가 자주 발생하면서 도쿄도의회와 지자체 등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옴에 따라 도쿄도가 빠르면 내년 봄에 조례를 개정하기로 했다.

도쿄도의회에서는 아이들의 소리를 공장소음과 같은 차원에서 취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도쿄도가 62개 시·정·촌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70%의 시·정·촌이 아이들의 소리와 관련된 민원을 접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도는 보육시설의 소리를 규제할 경우 아이들의 성장에 지장이 초래될 것이라는 지적 등을 고려, 아이들의 소리를 소음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규제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의 조례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