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측정방법, 1년만에 뱅머신으로 원위치

아파트 층간소음 측정방법이 1년여만에 원위치됐다. 지난해 층간소음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면서 정부가 부랴부랴 도입했던 새 측정방식(임팩트볼)이 실제 충격음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다시 기존 방식(뱅머신)으로 돌아간 것이다.

27일 국토교통부는 공동주택 바닥충격음에 대한 측정방법을 뱅머신 방식으로 일원화하는 내용의 ‘공동주택 바닥충격음 차단구조인정 및 관리기준’ 개정안을 28일부터 20일간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현재 공동주택의 바닥충격음 측정방법은 뱅머신 방식과 임팩트볼 방식 중 신청자가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2005년 7월부터 도입된 뱅머신 방식은 7.3㎏의 고무타이어를 1ｍ 높이로 들어올렸다가 바닥에 내려쳐 발생하는 충격음을 측정하는 것으로 충격력이 420㎏에 달한다. 하지만 이 방식은 어린이 뛰기 등 층간소음 스트레스의 주원인인 울리는 소음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더구나 층간소음으로 이웃간 살인사건이 벌어지는 등 사회문제화되자 국토부는 임팩트볼 방식을 지난해 5월7일 급히 도입했다. 임팩트볼 방식은 배구공 크기의 2.5㎏ 고무공을 1.2ｍ 높이에서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충격력이 150∼180㎏ 수준이다. 실제 아이들이 뛸 때 충격력(100∼250㎏)과 가장 비슷하다.

　문제는 임팩트볼 방식에 적용된 보정값이다. 국토부는 상대적으로 충격력이 낮은 임팩트볼 방식에 3㏈의 보정값을 적용했다. 중량 충격음 1등급 완충재의 경우 뱅머신 방식으로는 40㏈을 충족해야 하는데 임팩트볼 방식은 37㏈만 충족하면 성능시험을 통과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이 실제 충간소음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시민단체들은 “임팩프볼 방식이 싼 완충재 사용을 부추긴다”고 비판했고, 급기야 감사원까지 나서서 새 측정방식의 개선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바닥충격음 측정방법을 뱅머신 방식으로 되돌리고, 추가 연구 등을 통해 임팩트볼 방식에 맞는 성능기준을 재점검한 후 임팩트볼 방식을 다시 시행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5차례의 전문가 회의를 통해 실제 충격음과 유사한 임팩트볼 방식 도입은 바람직하지만 성능기준 등 보완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락가락 정책이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과 혼란을 야기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여론에 떠밀려 마련한 정책의 부작용을 고스란히 보여준 사례”라며 “처음 도입할 때부터 신중한 검토와 준비를 거쳤다면 이런 혼란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