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녹이는 염화칼슘…또 다른 '재앙'인가

농사철 화학비료와 농약이 크게 장려되던 시기가 있었다. '퇴비'를 쓰는 것보다 화학비료나 농약을 뿌리면 일거리가 줄고 생산성도 높아지니 농부들도 크게 반겼다.

시대가 지나 현시대에 농약·화학비료는 아무도 반기지 않는다. 사용을 해도 최소화해서 쓰는 시대다. 화학비료만 사용하더라도 농사가 잘 되다보니 퇴비사용량이 급격히 줄게 됐다. 이처럼 토양에 유기물 투입이 줄다보니 땅이 단단히 굳어져 식물의 뿌리가 뻗어갈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났다. 이제는 토양개량제로 산성땅을 중성땅으로 만드는 작업을 해야하는 시대가 됐다.

이같은 일이 올 겨울 도심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겨울철 제설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염화칼슘이 환경오염 주범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당국은 친환경 제설제 사용을 권장하고 있으나 아직 제설작업에 쓰이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염화칼슘은 차량부식, 도로훼손, 환경오염은 물론 호흡기질환과 피부병유발 등을 유발하고 있다. 환경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인체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날씨가 풀리면서 눈과 함께 녹아 하천으로 유입될 경우 생태계에 영향을 주는 것을 비롯해 토양에 고농도의 염류로 쌓여 식물잎의 황화나 괴사, 조기 낙엽, 병충해 저항력 저하 등을 발생시킨다.

구조물에도 영향을 미친다. 도로에 구멍이 생기는 '포트 홀' 또한 제설제가 주범이며 교량 등 콘크리트로 되어있는 건축물을 부식시키기도 한다.

서울시 등은 습염방식의 친환경 제설제로 피해를 막아보자 하고 있다. 환경·인체·구조물에 영향을 주는 염화칼슘. 편리하고 싸다는 이유로 또 한번 피해를 내지않고 편하게 쓸 수 있는 지혜를 강구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