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미친듯한 매력

기아의 야심작 K9이 주목을 받고있어 화제다.

기아차가 '명작' 신차를 내놨기 때문이다. 기아차가 10년 걸려 만든 플래그십(최고급형) 세단이자 독일산 고급 승용차를 경쟁 상대로 지목해 수입차 업체들도 K9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신차발표회에서 "세계 최고 품질의 차"라고 자신했다.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디자인 수장은 "유럽차 같은 고성능 세단"이라고 말했다.

K9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과연 어떤 차이길래 언론 보도가 끊이질 않고 있는 것일까. K9을 타보기 이전부터 궁금증이 생긴 이유다. 9일 오후 양양 쏠비치리조트에서 동해 망상해변을 돌아오는 왕복 150km 코스를 시승했다.

◆ K9 미친듯이 달리는 스피드 매력 '야생마를 연상'

너무 잘 달렸다. 기대 이상이었다. 지난해 2012년형 제네시스 세단을 시승할 때도 미친듯이 달리는 스피드 매력을 느껴보기가 쉽지 않았다. K9은 확실히 달랐다. 독일차와 주행 성능을 겨룬다면 판정패는 몰라도 적어도 KO는 당하지 않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시승차는 최고출력 334마력, 최대토크 40.3kg·m 성능을 내는 3.8 풀옵션 모델이었다. 동해고속도로에서 시속 150km로 달렸는데 체감 속도는 마치 100km/h처럼 느껴졌다. 시속 200km 이상(헤드업 디스플레이 속도계 231km/h 기록) 속도를 높여도 차체 안정성을 잃지 않았다. 유럽산 고성능 세단과 흡사한 운동 능력을 과시했다.

"속도위반 딱지 많이 뗄 것 같아. 지금 시속 170km 찍었는데 속도감이 거의 없어." 시승차에 동승했던 동아닷컴 조창현 기자도 의견이 같았다. 그는 "고속주행 성능의 만족감이 대단히 높고 안정감이 좋다"고 말했다.

기아차가 독자 기술로 개발한 첫 후륜구동 세단답게 승차감은 몹시 편했다. 전자식 변속레버를 지원하는 8단 자동변속기 효과가 더해졌다. 정숙성은 국산차 가운데 최고 수준이었다. 고속도로에서 가속을 해도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조용했다. 고급세단의 기본에 충실하다.

시승 중 가장 돋보이는 장치는 K9에 적용된 신기술을 꼽고 싶다. 국산차 최초로 운전석 전방유리에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로 주행 속도를 표시해줘 독일 고급세단을 타는 듯한 기분을 전했다.

차선을 걸치고 운전했더니 시트에 진동이 왔다. 앞서가던 차를 추월할 땐 후방에서 접근하는 차량을 감지해 후측방 경보음이 울리면서 운전자에게 안전운전을 유도했다. 이같은 기능은 에쿠스에도 없는 안전장치다.